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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땅엔진니어의 후종인대골화/황색인대골화(후종인대골화) 6번째 수술 이야기

2026년 1월 27일 - 수술날

by 노땅엔진니어 2026. 3. 2.

아침 일찍 눈이 떴고, 가족들은 6시가 조금 넘어서 병실에 왔습니다.

간호사는 7시까지 소변보고 압박 스타킹을 신고 기다리고 있으라 합니다.

 

6시 50분에 수술실까지 안내하시는 보조원분이 휠체어를 갖고 오셨고, 처음으로 휠체어를 타고 수술실로 이동합니다.

 

겉으론 덤덤한 척하지만, 마음속은 심란함으로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강남 세브란스 수술실 안 대기실이 정겨웠고, 휠체어에서 수술 침대로 옮길 때도 간호사가 이야기하기 전에 병원복 상의를 벗고 덮습니다.

이런 나의 모습이 정겨우면서도 싫습니다.

 

간호사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고, 저는 제가 수술 경험이 많아서요라며 잠시 대화를 나눕니다.

 

여러 번 수술 때문인지 팔뚝 혈관 잡는데 어려운지 한 번 실패 후, 오른손등에 바늘을 꽂으며, 간호사는 미안한 표정을 짓습니다.

 

침대는 수술 대기실에서 수술방으로 이동하고, 첫 타임이라 간호사들은 수술 준비에 분주합니다.

 

근전도 간호사님이 와서 마취하기 전에 근전도 검사 패드를 머리와 가슴에 붙여 나갑니다.

이제서야 어제 근전도 검사 예약이 근전도 검사를 하는 게 아니고, 수술 시에 근전도를 보면서 수술하는 것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분주했던 수술 방은 잠시 조용해졌고 다른 수술 방에서 마취과 선생님이 늦어진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마취과 의사 선생님이 왔고 이번 마취는 다르게 진행되었습니다.

 

기존엔 산소마스크를 대고 하나, 둘, 셋 하면 기억이 사라졌는데, 이번 마취는 내 손등에 있는 수액 바늘을 통해 마취약이 서서히 내 몸에 들어오는 것을 느끼면서 기억이 사라졌습니다.

 

잠시 잠을 잔 것 같은데, 눈을 뜨는데, 너무 힘듭니다. 그동안 5번의 수술과는 전혀 다릅니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갑자기 상체가 떨렸고, 잠시 후에 하체 전체가 떨렸습니다. 덜컥 나 이렇게 전신마비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되었습니다.

가슴 밑에서 배 전체는 내 살이 아닌 것 같고, 그저 수술 시에 나를 장시간 묶어 놓아서 그랬겠지? 스스로 위안의 이유를 찾습니다.

 

눈앞에 주치의 교수님은 수술복을 입은 채 무언가 연신 이야기를 합니다.

5번째 수술 때 회복실에서 교수님이 발을 들어봐라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아직도 기억하는데, 이번 수술은 교수님이 내 앞에 서 있었다는 것만 기억하고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병실로 이동한다는 이야기가 들렸고, 저는 숨을 쉬기가 너무 힘들어 산소마스크를 달라고 하였고, 그렇게 산소마스크에 의지해서 병실로 이동했습니다.

 

병실에 올라와서는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집사람을 잠시 보고, 누군가 발가락을 앞으로 당기고, 밀고, 다리를 들어보라고 했는데, 그 동작이 다 되는 것을 보고 하체 마비는 아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 전 5번 수술에서 수술 후 엑스레이 촬영하는 것이 기억나는데, 이번 수술에서는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3번째 수술은 10시간 30분의 너무 큰 수술에 섬망으로 많이 힘들었던 수술에서도 기억이 나는데, 이번엔 병실이 아닌 1층 엑스레이실까지 갔었다고 하는 데 기억이 없습니다.

 

언제나처럼 병실에 올라와 6시간 물도 못 먹고 잠도 자지 못하는 이 상황이 가장 어렵습니다. 수술하고 이 6시간만 없다면 수술은 한 번 받아볼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머리는 빠개졌고, 통증과는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겪어본 사람만 알 수 있습니다. 

통증과는 달라 진통제로도 듣지 않는, 누군가 내 머리를 도끼로 내리쳐 머리가 산산이 쪼개지는 느낌입니다. 

 

3번째 수술 때 이미 머리가 빠개지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이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저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제발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 주기를 비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역시나 레지던트 선생님이 올라왔고, 이번 수술에서 뇌척수액 누출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면서 걱정하는 눈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번째 수술 이후론 수술할 때마다 뇌척수액 누출이 계속 있었습니다. 의사들이 가장 걱정하는 뇌척수액 누출이 있으면 대부분 중환자실에서 며칠 있다가 병실로 오는데, 열심히 운동한 덕에 나는 한 번도 중환자실에 가지 않은 것에 스스로 위안을 삼습니다.

 

이미 재 재수술이었기 때문에 예상은 했습니다. 머리 빠개지는, 도끼로 머리를 내리치면 엄청난 통증과 머리가 빠개지는 느낌이 있을 것 같은데, 여기서 통증을 제외한, 참 설명이 어려운 그것을 저는 참아야 했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전 3번의 뇌척수액 누출에서 편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저 이번엔 좀 짧게 지나가길 빌 뿐이었습니다.

 

그저 3번째 수술 때의 뇌척수액이 계속 흘러 염증 제거 재수술 목전까지 갔던 그런 상황만 벌어지지 않기를 빌 뿐이었습니다.

 

5번의 수술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속이 울렁거렸고, 결국 구토라는 것을 처음 했습니다. 수술 전날부터 금식해서 그저 위액인지 액체만 게워 냈습니다.

 

급히 간호사를 불렀고, 간호사는 무통 주사 때문이라고 무통 주사를 잠그니, 잠시 후부터 속이 편안해졌습니다.

그동안 다른 사람의 수술 후기를 보면서 무통 주사가 맞지 않아 못 맞는다는 이야기를 보았는데, 저도 6번째 수술 만에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무통을 잠그자, 수술의 통증은 올라왔고, 앞선 5번의 수술에서 무통이 나에게 안겨준 진통의 효과에 감사하며, 무통을 맞지 못하던 다른 분들의 후기를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통증에 몸서리칠 때, 간호사는 주사 진통제를 놓아 주었고, 잠시의 진통 효과로 잠시나마 잠을 청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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