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척수액 누출에 의한 머리 빠개지는 통증이 이처럼 빨리 좋아질 줄은 몰랐습니다.
이틀 전만 하더라도 퇴원을 언제쯤 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참 인간의 몸은 간사함을 느낍니다.
머리 빠개지는 통증만 사라지면 살 것 같았는데, 그 통증이 줄면서 이젠 이젠 허리 통증이 나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양쪽 갈비뼈는 감각이 없는 것인지? 말로 설명하기가 참 힘든, 그렇다고 그냥 버틸 수도 없는, 그렇게 혼자 밤새 전쟁을 치른 기분입니다.
어제저녁에 복용한 진통제는 자정이 넘으면서 진통 효과가 다하고, 결국 진통제 주사를 추가로 맞습니다.
잠시 진통제 효과로 잠을 청하지만, 몇 시간 뒤 새벽녘부터 통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아마 며칠 계속 누워만 있어 허리가 아픈 건 아닐까? 스스로 이유를 찾아봅니다. 이건 내가 움직여야 통증이 줄어들 거야! 혼자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침 약이 나올 때까지 버팁니다.
양쪽 갈비뼈 감각이 없는 건, 흉추 유합술 후 처음 겪는 증상이라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지, 언제쯤 돌아올지에 대한 두려움과 이보다 더 힘든 상황도 이겨냈었기 때문에 빨리 퇴원하고픈 생각만 합니다.
일요일이라 병실은 많이 한산합니다. 어제, 오늘은 퇴원을 많이 하고, 또다시 병실엔 새로운 환자로 채워집니다.
아침부터 간호사는 제 대변을 걱정하면서 오후 늦게까지 못 보면 저녁 7시에 다시 관장을 하자고 합니다.
많이 움직여야 변을 볼 수 있다고, 이젠 운동하라고 합니다.
아침밥을 먹은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소변줄을 제거하러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수술의 횟수가 더해질수록 참 대변 문제가 힘듭니다. 지난 수술 때 너무 대변 문제로 너무 고생했었기에, 수술 전부터 대변 문제가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왔었습니다.
이번엔 좀 수월하게 지나길 바랐지만, 내 바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 같습니다.
그 마음을 담아서 강남세브란스 65병동을 걷고 또 걸었습니다.
노력을 그렇게 했건만, 대변 신호는 왔지만, 막상 시도하면 전혀 의미 없는 행동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저녁 7시가 되었고, 관장하러 간호사가 왔습니다.
저와 집사람은 굳은 다짐을 합니다. 이번 관장에 어떻게든 성공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관장약을 넣고, 집사람은 내 항문을 막아놓은 휴지를 누르고 있습니다.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연신 숫자를 셉니다. 그 시간은 왜 이리 더디게 가는지~~~
10분은 버텨야 한다는데, 5분이 지나면서 도저히 못 참겠습니다.
집사람은 힘을 주어 내 엉덩이에 있는 휴지를 더 밀어 넣습니다.
7분 30초가 지나면서 내 한계는 이미 넘어섰고, 집사람은 무언가 엉덩이에 쏟아지는 것을 휴지로 막으면서 화장실로 뛰어갔습니다.
그렇게 8일간 묶였던 것을 쏟아 냈습니다. 이 정도면 시원해야 하는데, 찜찜함만 남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문제였던 대변을 해결하면서 퇴원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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