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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땅엔진니어의 후종인대골화/황색인대골화(후종인대골화) 6번째 수술 이야기

수술 두 달 이야기 - 흉추 황색인대골화 4마디 유합술

by 노땅엔진니어 2026. 3. 30.

 

겨울의 중간에서 수술받았는데, 어느덧 봄 향기가 코끝을 찌릅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는 꽃망울이 지나 싶었는데, 하나둘씩 활짝 피기 시작했습니다.

 

수술 전, 두려움은 이 시간이 도저히 올 것 같지 않았지만, 그렇게 두 달이 지났습니다.

 

저축해 놓은 나의 땀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수술 후 새로 생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양다리 마비 증상은 염려가 되었습니다.

흉추의 같은 부위 3번째 수술로 인해 어쩌면 새롭게 생긴 증상을 남은 삶에서 안고 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수술 전에, 어느 정도 후유증은 감안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양다리 마비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계속 그런 것은 아니었기에 열심히 운동하면 극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은 있었습니다.

 

작년 자전거 대회를 준비하면서 12,000km를 탔습니다. 한 여름 뙤약볕에 몇 리터의 물을 모두 땀으로 흘려보냈습니다.

 

나 자신도 이렇게 빨리 간헐적으로 나타나던 양다리 마비가 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6번째 재활을 하면서, 믿을 수 있는 건, 내가 흘린 땀뿐이란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나는 나의 한계에 도전 하다.

수술 전, 나를 이렇게라도 걷게 해 준 고마우신 의사 선생님께도 진료받았습니다.

언제나 헛된 희망이 아닌 현실을 깨우쳐 주셨던 선생님입니다.

 

이미 저와 같이 같은 부위 3번째 수술 환자의 경우를 보았을 때 마비를 준비해야 한다. 고 하였습니다.

 

이미 숱한 마비의 고비에서 오뚝이처럼 일어났듯이, 저는 보란 듯이 일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2017년 9월의 어느 날 자전거를 전혀 탈 수 없었습니다. 자전거 페달을 구르지 못하고 넘어졌습니다.

10월의 어느 날 버스 타러 걷는데, 내가 주저앉았습니다.

11월 수술실에 벽을 잡고 간신히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수술 다음 날 나는 뛰었습니다.

나는 그것을 기적이라 이야기했습니다.

 

2020년 11월 수술실에 걸어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수술 다음 날 나는 하체 마비로 다리조차 들 수 없었습니다.

21일 입원 후에 워커에 의지해서 몇 걸음 걸을 수 있는 상태로 집으로 퇴원했습니다.

 

2026년 3월 나는 다시 자전거 타기를 도전하고 있습니다.

 

마치 내가 2018년 8월 다시 시작된 나의 고난으로 자전거를 내려놓고, 2022년 3월 다시 자전거를 도전할 때보다도 더 힘들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다가온 여러 번 기적은 내가 한계를 정해놓고 도전하지 않았다면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기적은 내 한계를 뛰어넘어야 오는 것 같습니다.

 

내가 경험하지 않은 곳에서 이유를 찾습니다.

이번 흉추 수술 이전 두 번의 수술은 감압술로 척추뼈의 후궁 뼈를 제거하여 감압한 후에 별도의 기구(금속 재료와 나사)로 고정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수술 후에 새로운 증상이나 새로운 통증이 생기면, 스스로 어떤 이유를 찾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흉추 수술 후에 가슴의 갈비뼈 통증이 나타날 때마다, 의사가 선택한 감압술 수술 방법이 아닌 유합술을 선택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의심을 하였습니다.

 

그 의심이 얼마나 한심한 의심이었는지? 감압술과 유합술을 모두 받아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의사가 왜? 최대한 감압술을 선택하는지?

 

저는 그래도 수술 자체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그만큼 상당히 마비가 진행된 상태에서 수술했기 때문입니다.

수술하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 휠체어를 타고 있었을 것입니다.

 

머리로는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통증이 올라오면 가슴이 반응해서 어떤 이유라도 찾습니다.

 

감압술과 유합술의 차이는 생각만큼이 아닌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이번 흉추 유합술이 처음 받는 유합술도 아닙니다.

오히려 척추의 범위가 큰 경추(목)와 요추(허리)에 받았었기에, 움직임이 적은 흉추라 나는 예상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2017년도 경추 후궁성형술(나사 8개 고정)을 받았을 때, 다른 분들과 같이 왜? 나사 8개를 고정했는데, 국가는 왜 장애등급을 인정하지 않는가? 에 대한 불만이 있었습니다.

 

2021년도 재수술로 후궁절제술+유합술을 받은 후에, 왜 후궁성형술은 장애등급을 국가에서 인정하지 않는지를 이해했습니다.

 

이제 두 달이 되었는데, 실내 자전거는 일찍 시작할 수 있었으나, 밖에서 자전거 타는 것은 감압술과 유합술 차이는 내가 머리로 이해한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이제 일주일 정도 밖에서 자전거 타는 것을 연습하고 있습니다.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와 같이 아주 천천히 자전거를 타면서 조금씩 거리를 늘려 나가고 있습니다.

 

흉추 유합술을 받아보니, 움직임이 적던, 많든 간에 유합술은 확실히 힘듭니다.

 

한시름 놓다. 수술 후 재활의 골든 타임 6개월.

수술 후 6개월은 재활에 있어서 골든 타임입니다.

 

보통 감압을 해 놓은 신경에 우리 살이 다시 붙으면서 유착이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국가에서 척추 수술 6개월 후에 장애인 등록을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도, 6개월이란 시간은 제 경험과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수술 전 힘 빠짐이나 마비 증상은 의사가 수술로 어떻게 해 줄 수 없습니다.

저 또한 2017년도에 첫 수술 받을 때까지만 해도 의사가 수술만 해 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특히, 저는 수술 다음날 그런 기적을 보았기에 그게 맞다는 생각엔 오랜 시간 동안 변하지 않았습니다.

 

첫 수술 때 겪었던 기적은 수술 전 6개월 전까지 자전거를 타면서 흘린 땀의 노력이란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2006년 4월 어느 날 독일 출장에서 쓰러지지 않았다면, 그때 내 건강에 위험을 느끼지 않았다면, 2017년 그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2010년 내가 자전거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리고 자전거에 빠지지 않았다면, 2017년 그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번 6번째 수술은 2017년도의 기적과 같이 극적이지는 않습니다.

잔잔한 기적으로 나는 마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수술 전, 오른쪽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던 것과 수술 후 간헐적으로 양다리 마비 증상은 이제 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6개월 안에 힘이 돌아와야 한다는 염려가 있었는데, 이젠 한시름 놓게 되었습니다.

 

이젠 시간이 필요한 증상만 남아 있다.

작년에 나는 올 2026 설악 그란폰도 자전거 대회 준비를 하면서 12,000km 훈련을 했습니다.

훈련을 하면서 몸에선 어쩌면 2026년에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신호는 여러 곳에서 왔습니다.

그 당시엔 수술하더라도 2026년 5월 설악 대회 이후에 하기를 바랐습니다.

 

2026년 1월 27일은 2026년 5월 설악 그란폰도 접수일이자 제가 수술실에 들어간 날입니다.

 

접수를 아쉬워하면서, 수술실에 나와서 상태를 보고 접수를 할 것인가를 결정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수술실에서 나와 나는 불가능한 일에 괜한 고민을 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작년에 2026년 5월 설악 대회를 나간 후에 수술을 생각했던 것은 6번째 수술 후엔 자전거를 탈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고, 6번 척추 수술하고 자전거를 타고 있는 누군가가 있기를 그토록 찾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두 달이 지났습니다.

지금 나에게 남은 것은 물리적으로 필요한 내 몸에 새롭게 박은 나사가 내 척추뼈와 잘 융합이 필요한 6개월의 시간입니다.

 

올 설악 대회는 과감하게 포기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내년 설악 대회를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빠른 회복이 기적입니다.

그 기적은 작년에 내가 흘린 땀과 두 달 동안 흘린 땀의 결과입니다.

 

나는 나의 도전을 계속합니다.

나는 스스로에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나의 계획을 내가 아닌 글이나 영상으로 계속 이야기합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도전을 이어가겠습니다.

 

이제 후종인대골화라는 병을 진단받고, 첫 수술을 받은 지 10년째가 됩니다.

그렇게 6번째 재활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남들보다는 의지가 강한 건 저도 인정합니다.

아니, 내 스스로가 내 의지가 강한지를 알겠습니다.

 

그동안 수없이 포기하고 싶은 날이 얼마나 많았는지, 때로는 눈물도 흘리고, 땀보다 흘린 눈물의 양이 결코 적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분이 그 힘든 재활을 왜 포기하는지, 저는 이해가 갑니다.

왜 작심 3일이 되는지 이해가 됩니다.

 

제가 스스로 지쳐 쓰러지지 않는 것은 도전하기 때문입니다.

재활만 생각하고 지금까지 왔다면 결코 여기까지 오지 못했습니다.

 

많은 분이 제가 강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는 버티다 보니 강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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